무료로 쓰는 앱에도 돈은 듭니다. 서버가 돌아가고, 저장 공간이 쌓이고, 누군가는 계속 고칩니다. 그러니 질문은 “무료인가”가 아니라 어디서 돈을 버는가입니다.
방법은 대체로 셋입니다. 광고를 붙이거나, 구독을 받거나, 무료로 쓰되 일정 선을 넘으면 결제하게 하거나. 어느 쪽을 골랐는지는 소개 문구가 아니라 화면이 요구하는 것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아래 네 가지를 보면 대개 짐작이 갑니다.
1. 무료 체험은 무료가 아니다
“7일 무료 체험”은 대개 결제 수단을 먼저 받아 두는 구조입니다. 체험이 끝나는 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이용자가 날짜를 기억하고 직접 해지해야 합니다. 잊는 쪽이 기본값이고, 그 기본값 위에 매출이 섭니다.
체험 자체가 나쁘다는 말은 아닙니다. 무거운 기능을 만드는 앱이라면 그 방식이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다만 결제 수단을 먼저 요구하는 체험과 기간이 끝나면 그냥 기능이 잠기는 체험은 완전히 다른 물건인데, 스토어 화면에서는 둘 다 “무료”로 보입니다.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결제 수단을 넣지 않고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 보면 됩니다. 카드 등록 없이 며칠을 써 봤을 때 기록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그 앱은 적어도 잊어버린 해지로 돈을 벌지는 않습니다.
2. 개수 제한은 대개 저장 비용에서 나온다
무료는 기록 100개까지, 사진은 하루 한 장까지 — 이런 제한에는 대개 이유가 있습니다. 기록을 회사 서버에 두는 구조라면 이용자가 늘수록, 그리고 한 사람이 오래 쓸수록 비용이 계속 늘어납니다. 사진은 특히 그렇습니다. 글 한 편과 사진 한 장은 용량이 백 배쯤 차이 납니다.
그래서 제한의 모양을 보면 저장 위치가 보입니다. 사진에만 유독 빡빡한 제한이 걸려 있다면 그 앱은 사진을 서버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기록을 기기 안에만 두는 앱은 그 비용이 이용자 쪽 저장 공간에서 나가기 때문에, 개수로 선을 그을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그러니 “제한이 없다”는 말은 인심이 후하다는 뜻이라기보다, 그 앱이 어디에 저장하는지를 알려 주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저장 위치 자체의 장단점은 계정 없이, 인터넷 없이 쓰는 일기 앱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3. 권한을 ‘언제’ 물어보는가
권한 목록만큼이나 중요한 게 요구하는 시점입니다. 설치 직후 연락처·위치· 알림을 한 번에 몰아서 묻는 앱이 있고, 연락처를 실제로 가져오려는 순간에만 묻는 앱이 있습니다. 목록은 같아도 설계는 정반대입니다.
몰아서 묻는 쪽은 대개 나중에 거절당하면 곤란한 구조입니다. 첫 화면에서는 앱이 무엇을 하는지 몰라 사람들이 대충 허용하는데, 그 습성에 기대는 설계입니다. 필요한 순간에 묻는 쪽은 거절당해도 나머지가 돌아가야 하므로, 애초에 그렇게 만들어져 있다는 뜻입니다.
확인은 거절로 합니다. 전부 거절한 상태에서 핵심 기능 — 일기 앱이라면 글을 쓰고 다시 열어 보는 것 — 이 되는지 보면 됩니다. 여기서 막히는 앱이라면 권한 설명을 아무리 잘 써 뒀어도 선택지는 없는 셈입니다.
4. 나가는 길이 열려 있는가
가장 늦게 확인하게 되고 가장 비싸게 치르는 항목입니다. 기록은 쌓일수록 옮기기 어려워지는데, 옮기기 어려워진 뒤에야 내보내기를 찾게 됩니다.
세 가지를 봅니다. 내보내기가 있는가, 유료 기능이 아니라 무료인가, 그리고 결제가 멈춘 뒤에도 여전히 되는가. 마지막 항목이 특히 중요합니다. 구독이 끊기면 읽기 전용이 되는 앱과, 그때도 파일을 꺼낼 수 있는 앱은 몇 년 뒤에 완전히 다른 결과를 냅니다.
형식도 봅니다. JSON·텍스트·마크다운처럼 다른 프로그램이 읽는 형식이면 언제든 떠날 수 있습니다. 그 앱만 읽는 덩어리라면 파일을 손에 쥐어도 인질이 풀린 건 아닙니다.
결제하기 전에 해볼 것
유료로 넘어가기 직전이 확인하기 가장 좋은 때입니다. 이때는 아직 기록이 적고, 마음도 덜 묶여 있습니다.
결제 수단을 넣지 않고 일주일을 써 본다
카드 없이도 쓰이는지, 며칠째부터 무엇이 잠기는지가 그 앱의 수익 구조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유료 기능 목록에서 '내보내기'를 찾아본다
거기 있다면, 그 앱은 나가는 길에 요금을 매기기로 한 것입니다. 기록이 늘수록 값이 올라가는 종류의 요금입니다.
해지 화면까지 미리 들어가 본다
해지 뒤 기존 기록이 어떻게 되는지 적혀 있는지 봅니다. 아무 설명이 없다면 그것도 답입니다.
mylog는 지금 어디에 서 있나
우리 얘기이니 안 되는 것부터 적겠습니다. iOS 앱이 없습니다. 기기 사이 자동 동기화도 없어서, 새 폰으로 옮길 때는 백업 파일을 직접 만들어 가져가야 합니다. 백업에 건 비밀번호를 잊으면 저희도 열어 드릴 수 없습니다.
위 네 가지에 대한 답은 이렇습니다. 체험 기간이라는 개념이 없고 결제 수단을 넣을 자리도 없습니다. 기록 개수와 사진 장수에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 인심이 후해서가 아니라 기록이 기기 안에 있어서 저희 쪽에 늘어나는 비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권한은 쓰는 순간에만 묻고, 전부 거절해도 일기는 그대로 써집니다. 내보내기는 무료이고 표준 JSON이라, 앱을 지운 뒤에도 그 파일은 열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럴 거라고는 적지 않겠습니다. 유료 요금제는 클라우드 보관·기기 간 동기화처럼 서버 비용이 실제로 드는 기능을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고, 정해지면 미리 알려 드립니다. 지금 있는 기능이 지금 전부 무료라는 것까지가 저희가 지킬 수 있는 말입니다.
내보낸 파일이 정말 읽히는 형식인지는 직접 확인하시는 편이 빠릅니다. 백업 뷰어에 백업 파일을 넣어 보세요. 파일은 브라우저 안에서만 열리고 서버로 올라가지 않으며, 계정도 필요 없습니다. 앱을 고르는 다른 기준은 일기 앱 고르기 전에 확인할 여섯 가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